서론
심장재활(cardiac rehabilitation [CR])은 심혈관질환 환자의 2차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다학제적 치료 프로그램으로서, 운동요법, 식이 조절, 심리사회적 중재, 위험인자 관리 등의 포괄적인 접근을 포함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접근성, 시간 제약, 생활 여건, 경제적·심리적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심장재활의 참여율이 낮으며, 특히 고령자, 여성,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은 구조적 제약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1].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비대면 심장재활이 주목 받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과 COVID-19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 재활 모델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2]. 이에 따라 비대면 환경에서도 효과성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대면 심장재활과 마찬가지로 질 관리 체계(quality standards and indicators)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본 종설은 해외 심장재활의 질 관리 체계를 고찰하고, 비대면 심장재활에 적용 가능한 질 기준과 지표를 정리하며, 성공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고려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론
심장재활은 심혈관질환 환자의 예후 개선을 위한 근거 기반 재활 프로그램으로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질 관리가 필수적이다. 질 관리는 단순한 재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실제 임상적 성과와 환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질 평가는 크게 세 가지 수준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심장재활 프로그램의 적절한 의뢰가 이루어지는지를 평가하는, 의료 접근성과 형평성을 포함한 시스템 수준(system level), 둘째, 심장재활 프로그램의 등록, 지속, 이수 여부 등 프로그램 자체의 운영 성과를 확인하는 프로그램 수준(program level), 셋째, 환자의 운동 능력 및 삶의 질 향상, 심혈관 위험 요인의 변화 및 개선 등 프로그램의 최종적인 임상 효과를 포함하는 환자 수준(patient level)이다[3]. 질 관리는 단순한 형식적 평가가 아니라, 환자 중심의 효과적인 심장재활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 기반이며, 프로그램 운영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특히, 비대면 심장재활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심장재활 모델이 참여율이 낮은 대면 심장재활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현재, 이에 적합한 질 관리 체계의 정립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심장재활의 효과적인 제공과 질 관리를 위해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의 질 평가 지침을 마련하여 정기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권고된 심장재활 진료 지침의 실제 이행을 점검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질 평가 지침은 심장재활의 핵심 구성요소들(core components)을 중심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각국의 지역 보건 체계와 가용 자원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전반적인 구조와 목적은 대체로 유사하다.
영국의 심장재활 질 관리 체계는 British Association for Cardiovascular Prevention and Rehabilitation (BACPR)이 제시한 질 기준과 핵심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체계화되어 있으며, 이는 환자 중심의 개별화된 접근을 핵심으로 한다[4]. 심장재활의 질 향상을 위해 6가지 질 기준(환자 식별 및 의뢰, 다학제적 팀 구성, 초기 평가, 프로그램 실행, 최종 평가, 감사 및 평가)이 제시되며, 모든 기준에서 환자 맞춤형 목표 설정과 주기적인 평가가 강조된다. 그리고, National Audit of Cardiac Rehabilitation (NACR)은 매년 국가 차원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심장재활의 수행 현황과 질 지표를 모니터링하여 근거 기반 치료와 프로그램 질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5].
미국의 심장재활 질 관리 체계는 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과 American Association of Cardiovascular and Pulmonary Rehabilitation (AACVPR)을 중심으로 핵심 구성요소 정의와 표준화된 질 기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환자 평가, 영양 상담, 체중 및 체성분 관리,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리, 심리사회적 중재, 운동요법 등의 핵심 구성요소와 함께 프로그램의 질 관리를 필수적인 질 평가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6]. 또한, 심장재활의 질을 정량화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입원 또는 외래 기반 시스템 및 프로그램 수준의 다양한 질 지표들(환자 의뢰율, 등록률, 유지율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질 관리 체계는 단순한 임상 효과를 넘어서 심장재활의 참여율과 지속률을 높이고 접근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심장재활 모델(대면, 비대면, 하이브리드)을 포함하는 통합적인 질 관리를 지향하고 있다[7].
호주의 심장재활 질 관리 체계는 Australian Cardiovascular Health and Rehabilitation Association (ACRA)과 National Heart Foundation이 제시한 핵심 구성요소와 질 지표를 기반으로 체계화되어 있으며, 환자 의뢰 및 프로그램 접근, 평가 및 단기 모니터링, 회복과 장기 유지, 생활 습관 변화 및 약물 순응도, 평가 및 질 향상의 5가지 기준을 통해 심장재활의 표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8]. 심장재활 질 지표는 환자 의뢰, 등록 시점, 포괄적 평가, 우울증 선별, 흡연 평가, 약물 순응도 평가, 운동 능력, 건강 관련 삶의 질, 재평가, 치료 전환 지표 등 총 10개로 시스템 수준, 프로그램 수준, 환자 수준의 다양한 과정 및 결과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9]. 호주의 심장재활 질 관리 체계는 지역 간 형평성과 다양한 프로그램 전달 모델(대면, 비대면 기반)을 통해 심장재활의 접근성을 높이고, 표준화된 데이터 수집과 성과 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캐나다 또한 심장재활 질 지표(Pan-Canadian Cardiac Rehabilitation and Secondary Prevention Quality Indicators)를 개발하여 캐나다 전역의 심장재활 서비스의 질을 다차원적으로 평가하고 임상적인 성과 개선과 정책적 결정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질 지표는 총 12개의 핵심 질 지표(심장재활 의뢰율, 등록률, 완료율, 운동 능력 평가 시행률,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 평가 및 관리, 흡연 중재 제공률, 심리사회적 평가 시행률, 환자 교육 제공 여부, 약물 복용 순응도 확인, 심장재활 세션 참여도, 환자 맞춤 건강 목표 설정 여부, 심장재활 대기 시간)와 4개의 보조 질 지표(표준화된 평가 도구 사용 여부, 의료진과의 소통 여부, 영양 상태 평가 및 식이 상담 제공 여부, 신체활동 상당 제공 여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표들은 심장재활 서비스의 질을 다차원적으로 평가하고 임상적인 성과 개선과 정책적 결정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10].
이처럼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는 각기 다른 보건의료 체계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표준화된 질 기준과 핵심 질 지표를 마련하여 심장재활의 질 향상과 환자 중심의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임상적인 효과를 넘어 프로그램 참여율, 지속률, 접근성,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한 통합적 질 관리 전략을 강조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 전달 모델(대면, 비대면, 하이브리드)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국가별 심장재활 질 기준 및 핵심 질 지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Table 1과 같다.
이러한 국가별 심장재활 질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보건의료 환경에 맞는 질 기준 및 지표의 도입과 지속적 데이터 기반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비대면 심장재활에 적용되는 질 기준 및 핵심 지표는 기존의 대면 심장재활에 적용되는 질 관리 체계와 유사할 것이다. 다만, 세부적인 지표 측정 및 관리 측면에서는 디지털 기반 특성과 비대면 운영 환경에 맞게 확장되거나 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10,11]. 특히, 치료뿐만 아니라 평가 및 교육 또한 비대면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프로그램의 성과를 구조적으로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질 관리 체계가 필수적일 것이다.
비대면 심장재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임상적, 기술적, 정책적 요소를 포괄하는 다층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첫째, 대상 환자에 대한 적합성 평가와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모든 환자가 비대면 프로그램에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진단명, 심혈관 운동 위험도 등의 기준을 바탕으로 적절한 대상군을 선별해야 한다. 특히 운동 고위험 환자의 경우 대면 심장재활이 우선되어야 하며, 비대면 프로그램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범위 내에서 적용되어야 한다[12,13]. 둘째, 디지털 플랫폼과 장비의 확보 및 인증이 필수적이다. 비대면 심장재활에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와 기기는 단순한 건강 관리 앱이 아닌 의료기기로서, 운동 프로그램 전달, 생체 신호 측정, 실시간 모니터링, 피드백 제공 등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장비 제조사와의 협력, 인증 절차 이행,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설계가 동반되어야 하며, 고도화된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원격 화상 상담과 운동 영상 제공이 가능해야 한다[13]. 셋째, 심장재활 데이터의 수집 및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환자의 생체 정보, 운동 수행 기록, 자가 보고식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수집되며,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및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한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는 핵심적 요소이며, 암호화, 접근 제어, 보안 인증 등 고도화된 보안 체계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11]. 넷째, 환자 맞춤형 접근과 참여 촉진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환자의 질환 특성, 운동 능력, 심리 상태, 생활 패턴 등을 반영한 개인화된 운동 처방과 함께, 실시간 또는 비동기적 원격 피드백이 제공되어야 하며, 공유 의사결정(shared decision-making)과 동기 유발 요소(예: 게임화된 플랫폼, 시청각 피드백 등)를 활용한 참여 전략도 중요하다. 다섯째, 지속 가능한 장기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심장재활이 단기적 중재에 그치지 않고, 재발 예방과 건강 행동 유지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질 평가 및 지속적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섯째, 의료 시스템 간의 연동성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이다. 비대면 심장재활 프로그램은 병원 전자의무기록(electric medical record [EMR]) 시스템, 보험 청구 시스템, 지역 보건 네트워크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기술적 표준과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Medicare가 영상 통신 기반의 실시간 비대면 심장재활을 급여 대상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으며, 이러한 정책적 선례는 국내 제도화에 참고가 될 수 있다. 향후 유사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비대면 심장재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프로그램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13].
결론
비대면 심장재활은 기존 대면 심장재활 모델의 제약을 보완하며, 환자 접근성과 참여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면 심장재활과 동일한 핵심 구성요소를 충실히 반영하고, 이에 기반한 표준화된 질 기준과 지표를 마련하여 체계적인 질 관리가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AI, 웨어러블 기술 등 디지털 헬스의 융합과 함께,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임상 현장뿐 아니라 보건 정책, 보험 체계, 기술 산업 전반과의 협력을 통해 실현 가능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운영되는 비대면 심장재활은 대면 기반 모델을 보완하면서도 새로운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며, 심장재활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에게도 양질의 심장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